어휘력을 기르면 문제없어요. 그림이 없는 책을 읽을 때는 어휘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이수정 어린이. 걱정하지 마세요. 수정이는 벌써 똑똑한걸요. 선생님은 수정양이 올려준 글을 읽으며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끄덕 했답니다. 왜냐구요? 수정이가 질문한 문제가 선생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거든요. 어떤 깨달음이냐 하면요, 어린이들이 학년이 높아갈수록 책읽기를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 데, 그 원인은 바로 책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추상적인 낱말들 때문이랍니다.
 낱말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보면 구체적인 낱말과 추상적인 낱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낱말은 사과, 책, 집처럼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이지요. 추상적인 낱말은 평화, 사랑, 기쁨, 슬픔, 유익처럼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을 가르키는 낱말들입니다.

`추상적인 말`은 왜 어렵게 생각될까요? 그건 그림으로 그려 보일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그림으로 그리지 못하고 말로 설명만 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평화`란 말을 가르치려면 `전쟁을 하다가 그쳤다.`라고 설명하거나,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고 설명하게 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머리 속으로만 상상해서 평화란 어떤 것인가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니 그림으로 그려보일 수 있는 구체적인 말보다 어렵게 생각되는 건 당연하지요.


이수정 어린이. 수정이가 책을 읽어도 똑똑해지지 않는 것은 모르는 낱말들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어휘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어휘력을 길러야 할까요?
어떤 학자가 실험을 했어요. 만화와 글씨책과 텔레비전 중에 어떤 것으로 읽는게 가장 편안한가를 실험했어요. 그 결과, 텔레비전이 1등이고, 만화가 2등이고, 글씨로 된 책이 꼴찌였대요. 그러면 꼴찌란 나쁜 것일까요?
아니랍니다. 읽기에 편안하다는 것은 바로 생각을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은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고,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다는 것은 사고력이 낮아진다는 뜻입니다.

자, 이쯤 이야기하면 수정이도 짐작이 가지요? 수정이가 왜 "어머니께서는 학교에 가면 유익해 진다고 하셨습니다." 란 문장을 알 수 없었는지를. 바로 `유익`이란 말의 뜻을 몰랐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이제 어려운 낱말이나, 유익처럼 추상적인 낱말이 나올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번 읽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가 어려운 말이 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그 낱말의 앞뒤를 한번 더 읽어보세요. 그래도 모르겠으면 앞줄로 돌아가 앞줄부터 뒷줄까지 차근차근 읽어보세요. 그러면 무슨 뜻인지 아렵푸시 짐작이 가게 됩니다. 그냥 짐작만 가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읽기를 계속하세요. 그러면 반드시 그 말이 다시 나오게 됩니다. 한번 두 번 세 번만 만나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낱맡도 그 뜻을 알게됩니다.

낱말을 공부하는 두 번째 방법은 사전과 친해지는 방법입니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사전을 가지고 `유익`을 찾아보면, "어떤 사람에게 손해가 나지 않게 이득이 되게 하는 것`이란 설명이 나옵니다. 자기가 직접 사전에서 찾아 본 말은 잘 잊혀지지 않는 특색이 있답니다.
세 번째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여쭈어 보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안계실 때는 엄지북으로 들어와서 질문해도 좋아요. 엄지북 교실은 24시간 열려있잖아요?
수정양. 책을 읽다가 어려운 말이 나와도 똑똑해 질 수 없다고 낙심하지 마세요. 수정이처럼 이상한 일은 끝까지 분석하여 이치를 캐는 어린이는 에디슨처럼 똑똑한 아이임에 틀림없어요. 항상 그 마음 잃지 않기를 바라며......

<남미영 박사님>